‘바이오 기업’ 귀하신 몸… ‘시너지 기대’ 이종산업 합병 활발
2024-01-15

한미약품 지분 12.15%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회장이 아닌 장남을 지지한다고 23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 회장이 결국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고교후배다.
신 회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회사의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대주주들이 다른 대주주들 혹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들에게 회사 주요 경영과 관련한 일체의 사안을 알리지 않고, 개인적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 및 경영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거래를 행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매우 큰 우려와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신 회장은 특히 “선대 회장님의 뜻에 따라 설립된 재단들이 일부 대주주들에 의해 개인 회사처럼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기업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이제라도 주요 주주로서 명확한 의사표현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불려왔던 신 회장이 아들을 지지함에 따라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경영 복귀 의사를 밝힌 형제 측과 통합에 나선 모친 송영숙 회장 측의 표 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약 35%이며 임 형제 측은 약 28%였으나 신 회장의 합류로 4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7.66%의 국민연금과 16.77%의 소액주주의 선택만 남았다.
주주총회에서 형제가 주주제안한 자신들을 포함한 이사진 5명의 선임안과 회사 측이 제안한 이사진 6명 선임안 가운데 형제 측이 표 대결에서 이기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관련해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저녁 입장문을 통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그룹 통합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 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통합의 단초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통합 결정에 상속세 재원 마련이 단초가 된 것은 맞다면서도 “매년 약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3상을 진행하던 신약이 여러 문제로 개발이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만 한정해 개발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 파트너사의 경영 조건에 의해 후보물질이 반환됐던 경험 등과 같은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만 ‘글로벌 한미’라는 비전에 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제약·바이오를 모르는 회사에 한미를 넘길 수 있느냐’ 등 주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 글로벌 한미, 제약강국을 위한 길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통합 결정을 지지해 줄 것을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그리는 한미의 꿈과 비전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면서도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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