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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투, 창업주 포함 특수관계인 지분 매도 주가 급락…증권가는 되레 목표가 올려

이현정 기자 2025-07-05 07:24:27
실리콘투의 경기도 광주시 물류센터. 홈페이지

실리콘투 임원진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실적 개선세에 주목하면서 단기 수급보다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실리콘투 주가는 지난 6월 27일~7월 4일일까지 1주일 동안 10.66% 하락했다.

실리콘투는 지난 30일 10.57% 상승해 주가가 6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최근 3거래일 동안 급락해 4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급락 이유는 경영진 지분 매도로 불안감이 확산한 탓이다.
 
실리콘투는 지난 2일 오후 3시, 김성운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1.18%에서 50.53%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회사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김성운 대표가 지분 일부를 장내 매도하자 개인 투자자의 반발과 패닉셀이 뒤따른 결과다.

김 대표를 비롯해 배우자 신은하 씨, 모친 이경자 씨, 여동생 김영아 씨 등 친인척과 임원들이 총 42만5062주, 금액으로 255억원어치를 매도한 것이다.

처분한 지분이 1%포인트 정도로 작지만 이틀 동안 시총은 3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실리콘투측은 김 대표가 증여세 납부를 위한 현금 마련 차원에서 주식을 팔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1만7600주를 팔아 약 70억원을 확보했고, 나머지 특수관계인들도 비슷한 시기에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해 186억원을 손에 쥐었다. 회사는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매도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단, 공시 의무가 없는 미등기 임원의 매도 내역까지 자율 공시해 정보 비대칭을 줄이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언제 또 물량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지난 1일 12위에서 2일 14위로 두 계단 내려갔다.

개인 투자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종목 토론방에는 “대주주 매도는 시장에서 고점 징후라고 받아들이는데 회사가 너무 성급했다”, “상법 개정 통과 하루 전에 이런 공시를 발표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었는데 초를 쳤다” 등의 날선 반응이 쏟아졌다.

대주주 매도 직전 지난 2일 오전, 증권가에서는 실리콘투의 목표 주가를 7만원 대로 올린 리포트가 발간됐다. 

또 다른 증권사는 이번 하락은 기업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실리콘투의 실적과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안타증권은 4일, 유럽, 중동, 중남미 등으로 유통 채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고성장 브랜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목표주가를 4만9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실리콘투 프랑스 법인. 홈페이지

유럽에서는 폴란드와 영국을 거점으로 한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을 확보하며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고, 중동에서는 올해 초도 물량 출하에 이어 본격적인 유통망 세팅에 들어간 상태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측면에서 구조적 개선 흐름이 유효하게 지속되고 있고 마진·브랜드·지역 모두에서 질적 성장이 병행되고 있는 구간"이라며 "최근 주가 조정은 오히려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대표이사 및 일부 임원의 지분 매도 공시 이후 주가는 13% 하락했지만 이는 기업 펀더멘털이나 실적 전망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김성운 대표의 매도는 수백억원 규모의 증여세를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하기 위한 유동화 조치이며, 일부 임원진은 장기간 보유한 지분의 일부를 차익 실현한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들 모두 향후 몇 년간 일정 물량의 반복적인 매도는 불가피한 구조”라며 “지분율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시장은 앞으로 지분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과, 그때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더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증권도 “유럽의 매출 고성장에 미국 매출 회복세가 더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5만원에서 7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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