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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새해경영전략] ①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밸류업 흔들림없이 추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1조1천억원…업계 최대
주주환원율 37.7%→44%대까지 끌어 올릴 듯
이현정 기자 2025-01-22 17:32:24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찾아왔지만 국내 정치 상황과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금융그룹 회장들의 신년사를 보면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한양경제는 새해를 맞아 6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DGB·NH농협은행) 회장이 위기극복을 위해 추진하는 신년 설계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그룹


올해 취임 3년차를 맞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새해에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양 회장은 지난해 발표했던 밸류업 계획을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지난 6일 해외 투자자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 밸류업 계획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회장은 서한에서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싼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금리·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영업환경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깊이 공감하며 현재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KB금융은 지난해 10월 공시를 통해 주주들께 약속드린 그룹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밸류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양 회장이 새해에 밝힌 신년사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주주환원 강화와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은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이같은 일련의 활동들이 고객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손실대응능력을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과,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CET1 비율과 연계한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주주환원은 매년 두차례 진행한다. 1차 발표 시기는 2월이고, 직전년도 4분기 CET1 비율이 13%를 넘으면 초과 비율 폭에 상응하는 초과 자본을 당해연도 연간 배당총액과 상반기 자사주의 매입‧소각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발표 시기는 7월로 예상된다. 당해연도 2분기 자본비율이 13.5%를 초과할 경우 초과 자본을 당해연도 하반기 자사주의 매입‧소각의 재원으로 사용한다. 밸류업 계획이 본격 이행되는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6천억~7천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CET1 비율은 전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3.55% 내외를 시현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약 6천억~7천억원 내외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4천억~5천억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가하면서 올해 전체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1조1천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44%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년의 총주주환원율은 37.7%다. 

지난해 1월 경영진 워크숍에서 발언하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은 지난해 2월과 7월 7천200억원에 이어 10월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것을 추가로 결의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8천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업계 최대 규모로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그룹이 밸류업 계획 공시를 이행하기 위해 2월 초 실적 발표 시점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별도 자사주 매입 소각 발표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기존 밸류업 계획의 내용은 차질없이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3분기 누적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4조3천699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천520억원)대비 0.4% 증가했다.   

양 회장의 성과는 비은행의 기여도에서 나타났다. 순익을 은행과 비은행으로 나눠 기여도를 따져보면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63%를 차지했던 은행의 기여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 56%로 줄었고, 비은행의 기여도는 37%에서 44%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양 회장은 “KB금융그룹이 지금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우리 앞에 놓인 시대적 소명은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며 “우리 주변의 이웃과 함께 성장하고, 사랑받아온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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